정보
개봉 : 2024.02.22.
등급 : 15세 관람가
장르 : 미스터리, 공포
국가 : 대한민국
러닝타임 : 134분
배급 : ㈜쇼박스
2015년 개봉한 [검은 사제들]과 2019년 개봉한 [사바하]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의 신작으로, 수상한 묘를 이장하게 된 풍수사,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을 다룹니다.
장재현 감독은 한국의 무속신앙인 묘지 이장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미스터리하면서도 공포스러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등장인물
상덕[최민식 배우]
땅을 찾는 풍수사로,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하는 의뢰를 받습니다.
묘를 파헤치면서 무언가 잘못된 것을 느끼게 됩니다.
상덕은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이었던 김상덕과 연결된다. 김상덕은 해방 이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서 친일파 청산에 앞장섰으며 1990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 받았습니다.
화림[김고은 배우]
원혼을 달래는 무당으로, LA의 한 부유한 가족에게 기이한 초자연 현상이 발생한 것을 알게 되고, 그들의 조상의 묘를 찾아내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상덕과 함께 묘를 이자하는 의식을 치르게 됩니다.
무당 화림 역시 독립운동가 이화림을 떠오르게 합니다. 이화림은 14세의 나이로 3·1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의용대 여자복무단 부대장을 역임했고 한인 애국단에 들어가 이봉창, 윤봉길 등과 활동했습니다.
영근[유해진 배우]
예를 갖추는 장의사로, 상덕과 화림의 동료입니다.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목격하고, 그 원인을 밝히려고 합니다.
영근은 대한제국의 군인이자 개화파 정치인인 고영근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명성황후 암살 사건에 가담한 조선인 출신 제3대대장 우범선을 암살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봉길[이도현 배우]
경문을 외는 무당으로, 화림의 제자입니다. LA의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오고, 묘를 이장하는 의식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러나 묘에서 나오는 불길한 기운에 휘말립니다.
이도현이 연기한 무당의 이름은 윤봉길입니다. 윤봉길은 25세의 짧은 생을 조국광복에 바친 홍커우공원 투탄의거 독립운동가입니다.
줄거리
어느 부잣집에서 대물림 (할아버지, 아들, 손자까지) 되는 기이한 증상에 대해서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이 증상이 단순한 병이 아닌 초자연적인 현상임을 알게 됩니다.
조상(의뢰자의 조부)의 묘를 잘 못 써서 그렇다고 생각한 화림은 유명한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에게 이장(묘를 옮김) 도와줄 것을 청하면서 거액을 제시합니다.
솔깃한 마음에 모두들 조부가 묻혀있다는 묘에 가봅니다. 그러나 상덕은 그곳이 명당은 커냥 엄청난 악지인 것을 확인하고 처음에는 거절합니다.
‘악지에 안장된 묘를 함부로 파묘했다가는 큰일이 난다.’고 하며 상덕은 손사래를 치지만 의뢰자의 부탁과 거액의 수고비를 뿌리치기가 쉽지 않아서 결국 찜찜해하면서 이장을 위해 파묘를 진행합니다.
액을 막기 위해서 파묘를 하며 굿까지 진행했지만, 결국 불길한 상덕의 예감은 적중했고 그곳을 빠져나온 조상의 원혼은 악지에 자신을 매장한 후손들(자신의 아들과 손자, 그리고 증손자까지)을 공격합니다.
후손이 원혼에게 죽임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자, 상덕과 영근은 관을 서둘러 화장합니다. 그리고 관 속에 들어있던 조상의 뼈까지 모두 태운 후에야 원혼은 사라지고 후손들은 가까스로 살아남습니다.
사건이 해결된 후, 모두들 다시 자신의 위치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파묘한 곳에 다시 가 봤던 상덕은 파묘한 자리 밑으로 첩장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첩장은 묘 밑에 또 다른 묘가 있는 것인데, 그 관은 상당히 컸으며 수직으로 세워져서 매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누가 봐도 이상한 상황에서 화림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일단 여기에 두자고 합니다.
하지만 의뢰인에게 알려야 한다는 상덕의 고집으로 인해 결국 그 묘도 파묘를 하게 되고, 날이 어두워져서 일단 마을에 있는 허름한 절에서 하루를 지내기로 합니다.
그런데 화림의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습니다. 그 거대한 관에서 무엇인가 튀어나와서 마을의 가축과 사람들을 죽이는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바로 거대한 도깨비(일본 무사 괴물)였습니다. 혼령이 아닌 형태를 갖춘 도깨비는 화림의 제자인 봉길을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 후,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갑니다.
상덕은 그 일에 대해서 의뢰인에게 알리고, 그제야 파묘했던 그 조부가 일제 강점기 유명한 친일파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더 많은 조사를 하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것은 조부의 묫자리를 알려준 사람이 바로 일본의 유명한 음양사였다는 것입니다.
그 음양사는 사실, 일제 강점기에 조선의 기운을 끊어 놓기 위해서 조선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백두대간에 말뚝을 박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된 애국지사들이 말뚝을 뽑으려 하자, 말뚝을 박고 그 위에 말뚝을 지키는 일본 장군의 시체를 묻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친일파의 시신을 또 묻어서 말뚝의 존재를 감추려고 했습니다. 그 후 일본 장군의 시체는 시간이 흐르면서 도깨비가 되었던 것입니다.
모든 상황을 파악한 상덕은 영근과 화림을 설득해 말뚝을 뽑기로 합니다. 화림이 도깨비를 유인하고 상덕과 영근은 그 시간에 말뚝을 뽑기로 계획하고 준비를 마칩니다.
하지만 말뚝은 없었습니다. 그제야 일본 장군 자체가 말뚝이었다는 것(장군이 입고 있던 철 투구와 갑옷이 바로 말뚝의 역할을 했던 것)을 알게 된 상덕은 가까스로 귀신을 물리치고 겨우 말뚝을 제거합니다.
그 후에, 혼수상태에 있던 봉길이 깨어나고 도깨비에게 죽다가 살아난 상덕도 완쾌되어서 모두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후기
일단 '파묘'라는 단어는 들어본 적은 있어도 이걸 직접 하는 것은 보기 힘듭니다. 그나마 단어 뜻 정도만 유추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 파묘라는 행위는 오컬트라는 장르와 매우 친해지기 쉽습니다.
사람이 죽어있는 묘를 들춘다는 것은 죽은 자의 영혼과 가까이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는 곧 영화의 등장인물들이 귀신같은 초자연적인 현상에 노출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왜 <건국전쟁> 감독이 '반일주의' 운운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여전히 과거사 청산이 이뤄지지 않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일제가 한반도의 허리인 백두대간에 박아 넣은 쇠말뚝 이야기에 빗대 비판하고자 한 장재현 감독의 의도에 감탄했습니다.
영화의 전반부의 몰입감은 정말 압도적으로 멋집니다. 전반부만 봐도 관람료가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음향 기술과 카메라 구도도 상당히 멋지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도깨비가 나오면서 영화를 보다가 약간 당황스럽습니다. 사실 전반보다는 마무리가 더 중요한 이야기인데 전반부에 힘을 다 써서 마무리가 약간 부족한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훌륭한 영화였고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한참 생각하게 되는 영화였습니다.